1.황유미 이후, 삼성에서 일하다 죽어간 79명
[현장] 故 황유미 씨 10주기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씨 사이에서 오간 뇌물 규모를 발표한 6일, 이날은 고(故) 황유미 씨의 10주기다.
황유미 이후, 삼성에서 일하다 죽어간 79명
황 씨는 고교 3학년이던 2003년 10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취업했다. 그리고 2006년 6월, 백혈병 판정을 받았고, 2007년 3월 6일 세상을 떠났다. 법원은 지난 2011년 황 씨의 사망이 산업 재해 때문이라고 판정했다. 황 씨의 아버지인 황상기 씨는 원래 택시 운전사였다. 딸의 죽음을 덮으려던, 회사 탓이 아니라던 삼성에 맞서 싸웠다. 황상기 씨는 늘 "우리 유미는", "우리 유미가"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보낸 10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이 결성돼 활동한 기간이기도 하다. 그 사이 반올림에 접수된 삼성 직업병 사망자는 79명이다. 황유미 씨 등 일부 피해자가 산업 재해 판정을 받으면서, 싸움은 마무리되는 듯 했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반올림 활동가들, 그리고 삼성 사이의 골은 여전히 깊다. 한동안 이어졌던 대화 역시 지난해 9월 이후 끊겼다. 반올림과 함께하는 산업 재해 피해자들은 황유미 씨의 비극이 또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삼성이 제대로 사과하고, 투명한 보상을 하며, 재해 재발 방지 대책을 확실히 마련하라고 한다. 반올림 활동가들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건물 앞에서 500일이 넘도록 노숙 농성을 하고 있다. "삼성으로부터 어떠한 보상과 사과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많다"6일 하루 내내, 반올림은 기자 회견 및 문화제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메시지는 한결 같았다. "삼성 측이 일방적으로 중단한 대화를 재개하라." "직업병 피해자들을 기억하라."반올림 활동가들은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 1만1299명의 서명지를 들고 이날 오전 삼성 서초 사옥 앞에 모였다. 이들은 기자 회견문을 통해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삼성의 보상 절차는 삼성이 일방적으로 산정한 보상금으로 합의를 종용하는 것이었다. 그 액수는 피해자들의 치료와 생계를 보장하는데 턱없이 부족했지만, 삼성은 구체적인 산정 내역도 알려주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반올림은 "거듭되는 회유에 못 이겨 합의서를 작성한 피해자들로부터, 그 합의서를 모두 수거해 가는 횡포까지 서슴지 않았다"라며 "10년 전 황상기 씨를 대하던 태도와 다를 바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 측은 반올림과 다른 주장을 한다. 보상금 논란에 대해 삼성 측은 "기존에 지출한 치료비는 전액 지원하고 향후 치료비는 현재 병의 진행 상황 등을 따져 전문가가 선정해서 지급된다"고 밝혔다. 치료비와 위로금 등의 증빙 자료 역시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올림은 "삼성 직업병 문제를 처음 세상에 알린 황상기 씨, 뇌종양의 후유증으로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한혜경 씨, 얼마 전 법원으로부터 산업 재해 인정을 받은 다발성경화증 피해자 김미선 씨와 난소암 사망자 고 이은주 님 유가족 등 아직 삼성으로부터 어떠한 보상과 사과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많다"고 밝혔다. "점점 늘어가고 있는 협력업체 피해자들은 또 어떠한가. 도대체 무엇이 해결되었다는 말인가"라고도 했다. 반올림의 회견문은 "삼성은 더 이상 죽이지 마라"라는 문장으로 끝났다. 삼성의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시민 1만1299명의 서명지 전달 못해
이들과 함께한 조돈문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상임대표는 "삼성이 2월 28일 발표한 경영쇄신안엔 직업병 피해 사과, 노동자 건강권, (직업병) 예방책이 없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한 박영수 특검팀이 활동을 마친 지난달 28일, 삼성은 미래전략실 해체 등의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기엔 삼성 직업병 관련 내용은 없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강 의원은 "삼성은 국정감사에도 화학물질 안전 진단 보고서를 일부 삭제하고 제출했다"고 이야기했다. 삼성은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보고서 원본을 확인해보니 삭제된 내용은 '(삼성이 노동자들에게) 보호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으며 안전교육을 하지 않았다'라는 거였다. 삼성 측 주장대로라면, 안전에 소홀한 게 '영업 비밀'이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삼성의 보고서 위조, 변조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삼성 서초 사옥 앞에 모인 건, 시민 1만1299명의 서명지를 삼성에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들이 모이기 직전에 닫혔던 사옥 정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30여 분 가량 기다리자, 삼성 직원이 나타났다. 그는 "미래전략실은 해체됐고, 삼성전자 측 관계자는 건물 안에 없어서 서명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서명지는 반올림의 농성장에 보관하기로 했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와 함께한 세월호 유가족 잠시 물러났던 이들은 이날 저녁 같은 자리에 다시 모였다. 고(故) 황유미 씨 10주기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참가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으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묻을 수 없었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 유가족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의 고통에 뒤늦게 눈을 뜬 게 부끄럽다"고도 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지난 1월 14일 세상을 떠난 고(故) 김기철 씨의 가족도 참석했다. 김 씨는 지난 2006년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크린팩토메이션에 입사한 뒤, 줄곧 삼성전자 화성공장 15라인에서 일했다. 15라인은 다양한 화학물질을 이용해서 반도체 웨이퍼를 가공하는 곳이다. 김 씨는 지난 2012년 9월 무렵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그를 진단한 의사는 "질병과 직업의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다"고 밝혔지만, 근로복지공단 및 삼성 측은 산업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다. 김 씨는 반올림에 접수된 79번째 삼성 직업병 사망자다.
김 씨의 가족이 마이크를 잡자, 세월호 유가족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고통, 권력이 외면한 죽음 등이 이들이 한데 묶었다. 문화제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방진복을 입고 삼성 서초 사옥 주위를 행진했다. 대열 선두의 활동가가 삼성 직업병 사망자 79명의 이름과 사연을 외치면, 다른 참가자들이 "기억하라"라고 외쳤다. 세월호 유가족과 삼성 직업병 피해자,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는 싸움에서 그들은 동지였다.
▲ ⓒ반올림
출처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52260
2. "사망한 고3 실습생, '욕받이 부서'에서 근무"
전북지역 시민사회, 공동대책위원회 구성... 엘지유플러스 고객센터 앞 추모공간 설치
LG유플러스 콜센터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LB휴넷(엘비휴넷)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평소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해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관련기사: 현장실습생의 죽음, 회사에 무슨 일 있었나).
민주노총 전북본부, 희망연대노조, 전교조 전북지부 등 전북지역 27개 시민사회단체들은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엘비휴넷)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7일 오전 전북 전주시 LG유플러스 고객센터 앞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갖고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7일 오전 대책위는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가 있는 전북 전주시 대우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유플러스 고객센터의 살인적인 업무로 유명을 달리한 고 홍아무개(19)씨를 추모한다"면서 고객센터 앞을 추모공간으로 조성하는 등의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조 박대성 위원장은 "LG그룹 창업주의 직계 가족들이 만든 엘비휴넷은 10억의 출자금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매출 900억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그 눈부신 발전은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노동조건을 무시한 성과"라고 규탄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화장실 가는 것까지 일일이 체크 당하는 상담사를 비롯한 감정노동자들은 닭장에 갇힌 것과 같은 곳에서 일을 한다"면서 "위험을 외주화하고 죽음과 고통의 나쁜 일자리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책위는 LG유플러스 전주 고객센터 앞에 추모 리본 등을 달고 사측의 사과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적었다
전주의 한 특성화고 3학년에 재학 중 엘비휴넷에 현장실습생으로 입사한 홍씨는 지난 2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평소 친구들과 가족에게 업무 스트레스를 자주 호소했던 홍씨는 고객센터 내에서도 상품 해지를 방어하는 SAVE팀(해지방어부서)에서 근무했다.
해지방어부서는 고객센터 내에서도 가장 인격적 모독을 많이 당하는 부서로 알려져 있으며, 대책위는 "일명 욕받이 부서라고 불린다"고 표현했다.
대책위는 "엘비휴넷에서는 2014년에 실적 압박과 감정노동에 대한 괴로움을 호소하며 '회사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명을 달리한 노동자도 해당 부서에서 일을 했다"면서 "해당 부서에서 일한 노동자들은 '그곳은 사람이 일할 곳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해지방어부서에서 일한 노동자들은 고객들의 폭언을 참으며 해지를 막아야 할 뿐만 아니라 실적에 대한 압박도 많이 받았다"면서 "회사는 상품 해지를 방어하는 데 실패한 '해지등록률'을 집계한 뒤 순위를 매겨 사무실 입구에 게시하고 그런 실적으로 성과급을 매겼다"고 말했다.
이어, "해지방어를 하면서 역으로 상품까지 판매해야 하는 상품 판매 실적도 강요받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문제를 덮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홍씨를 추모하는 메시지를 적고 있는 시민
▲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홍씨를 추모하는 메시지
대책위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의 사과, 전북교육청의 특성화고 현장실습 개선 대책,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위법사항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면밀히 관리감독 할 책임이 있는 노동부와 현장실습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교육청은 제대로 진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대책위는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 앞에 추모 공간을 조성하고 추모 리본과 메시지를 남기는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그리고 매일 오전 8시부터 추모 시위를 벌이며 오는 17일에는 추모문화제를 저녁 7시에 추모공간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엘비휴넷 측은 "홍씨가 해지부서에 근무한 것은 1지망으로 본인이 선택한 것이 이유 중 하나"라면서 "콜 할당 등을 비롯한 기준 실적으로 신입사원들에게는 배당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임금 및 근로조건에 대해서도 부정한 적이 없다며 대책위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 LG유플러스 전주 고객센터 앞 버스정류장에 홍씨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붙여졌다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05046&PAGE_CD=N0002&CMPT_CD=M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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